구장 예약, 잡는 것보다 지키는 일이 어렵습니다
저희 팀은 거창한 계획으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공공 구장에 남아 있던 빈 시간대 2시간을 예약한 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7시라는 시간도 그래서 정해졌습니다.
지금은 구장비로 월 약 40만 원을 선불로 냅니다. 월평균 운영비 44만 원의 대부분이고, 선수들에게 회비가 왜 필요한지 설명할 때 가장 먼저 꺼내는 숫자입니다.
2년 넘게 같은 자리를 쓰면서 알게 된 것은 하나입니다. 구장은 잡는 것보다 지키는 일이 어렵습니다.
공공 구장은 시설마다 접수 방식이 다릅니다
「공공 구장 예약은 이렇게 돌아간다」고 한 줄로 정리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 달 이용분을 정해진 날에 여는 곳, 이용일 기준으로 며칠 전에 여는 곳, 정기 배정을 하고 남은 것만 받는 곳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시설 공고부터 읽어야 합니다. 확인할 것은 이 정도입니다.
- 접수가 월 단위인지 이용일 기준인지
- 추첨인지 선착순인지, 관내 단체 우선 배정이 있는지
- 팀 등록 요건과 대표자 계정, 한 팀의 월 신청 가능 횟수
- 결제 기한 — 접수만 하고 미루면 자동 취소되는 곳이 있습니다
실제 공고는 생각보다 깐깐합니다. 서울시 공공예약 서비스에 올라온 한 축구장 공고를 보면 동일인은 같은 날 1회, 휴일은 월 2회로 예약이 제한되고, 접수 후 2시간 안에 결제하지 않으면 취소됩니다. 문자 인증과 현장 본인 확인까지 합니다. 양도와 전매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벌금 조항까지 붙어 있습니다.
요금도 공고에 적혀 있습니다. 같은 공고 기준으로 축구장은 평일 주간 77,000원, 평일 야간과 휴일 주간 100,100원, 휴일 야간 130,130원입니다. 저희가 내는 월 40만 원을 4회로 나누면 회당 10만 원이니, 휴일 주간 요금과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그 시설의 요금이지 전국 기준이 아닙니다. 지역과 면적, 조명과 부대시설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가 쓸 구장의 공고를 직접 확인하십시오. 확인할 곳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같은 각 지자체의 예약 포털입니다.
일요일 오전 7시를 쓰는 이유
저희가 이 시간을 쓰게 된 것은 전략이 아니라 거기가 비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나고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은 선택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대신 대가가 분명합니다. 오전 6시 40분 집합을 지켜야 하고, 그 시간에 맞출 수 없는 선수는 등록만 해 두고 나오지 못합니다. 등록 40명 중 실제 출석이 12명에서 13명인 데에는 이 시간대의 몫이 있습니다.
경쟁이 덜한 시간을 찾으려면 같은 시설의 주말 이른 시간, 평일, 그리고 취소 잔여분을 함께 보십시오. 인근 시설까지 넓히면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다만 기준은 싼 시간이나 잡기 쉬운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 팀 선수 12명에서 13명이 반복해서 올 수 있는 시간인지가 기준입니다. 예약 성공률과 출석률을 같이 놓고 봐야 합니다.
2시간을 빌리면 실제로 쓰는 시간은 얼마인가
이것이 가장 많이 놓치는 대목입니다. 저희 경기는 25분씩 4쿼터라 경기만 100분 입니다. 2시간을 빌리면 남는 것은 20분입니다.
그 20분에 들어가야 하는 것을 세어 보면 이렇습니다.
- 입장과 준비: 5분
- 쿼터 사이 휴식 3분씩 세 번: 9분
- 종료 뒤 정리: 6분
합이 정확히 120분입니다. 부상으로 멈추거나 공을 찾으러 가는 시간의 여유가 없습니다. 오전 7시에 들어가 5분 준비하고 시작하면 종료가 8시 54분이고, 9시까지 사람과 장비가 모두 빠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오전 6시 40분 집합을 예약 구역 밖에서 합니다. 출석 확인과 준비는 거기서 끝냅니다. 앞 팀이 아직 쓰고 있는 시간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지연이 생기면 쉬는 시간을 없애지 말고 쿼터 길이를 줄이십시오. 상대 감독과 합의하면 됩니다. 휴식을 깎으면 3쿼터에 체력이 꺾이는 선수가 그대로 다칩니다.
정리 담당도 미리 정해 두십시오. 공과 조끼, 쓰레기를 누가 치울지 끝나고 의논하면 그 자체로 5분이 갑니다. 다음 팀에게는 경기 종료 시각이 아니라 실제로 비워 주는 시각을 알려 주는 것이 예의입니다.
취소와 환불은 안전 판단과 분리해야 합니다
저희는 날씨를 일요일 오전 5시 30분에 최종 판단합니다. 경기 시작까지 한 시간 반 남은 시점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시각에 경기를 접는 것과 구장비를 돌려받는 것은 별개입니다.
확인해 둘 항목은 이렇습니다.
- 전액 환불이 되는 마지막 날짜와 시각, 그 이후의 공제율
- 당일 취소가 가능한지, 무단 불참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 우천에 별도 조항이 있는지
- 시설이 문을 닫는 경우의 처리
특히 이용자가 스스로 취소한 경우와 관리자가 사용 불가를 결정한 경우는 다르게 처리됩니다. 앞서 본 서울시 공고에도 미세먼지·오존 경보나 폭설·강풍 때는 이용자 의사와 관계없이 직권취소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비가 온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전액 환불이라고 선수들에게 공지하면 안 됩니다. 같은 취소 버튼을 먼저 눌렀다가 공제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취소를 알린 아침에 총무와 함께 그 예약이 환불인지 이월인지를 따로 확인합니다. 그리고 확정되지 않은 돈은 돌아올 돈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경기를 할지 말지는 돈과 분리해서 정해야 합니다. 낙뢰가 치거나 시야가 나쁘면 이미 낸 구장비를 이유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판단을 미루면 이미 출발한 선수와 상대 팀의 이동이 헛걸음이 되고, 너무 일찍 접으면 날씨가 갠 뒤에 아까워집니다. 그 둘 사이에서 비용 회수를 기다리느라 안전 결정을 늦추지 않는 것이 기준입니다.
바닥에 따라 기준도 다릅니다. 인조잔디는 배수와 물 고임을, 천연잔디는 잔디 손상과 관리자의 폐쇄 결정을, 맨땅은 진흙과 미끄러움을 봐야 합니다. 강수량 하나로 세 바닥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가격보다 바닥을 먼저 보십시오
구장을 고를 때 인조잔디냐 천연잔디냐 맨땅이냐는 이름보다, 표면이 고른지, 얼마나 단단한지, 미끄러운지, 물이 빠지는지를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 인조잔디: 마모된 구간, 벌어진 이음매, 충전재가 빠진 자리, 여름철 표면 열
- 천연잔디: 패인 곳, 들뜬 잔디, 비 온 뒤의 진흙
- 맨땅: 돌과 요철, 먼지, 젖었을 때의 미끄러움
신발은 구장 규정과 제조사가 권하는 표면에 맞추십시오. 인조잔디에는 허용된 AG나 적합한 TF를, 천연잔디에는 상태에 맞는 잔디용을 씁니다. 맨땅에 긴 스터드가 맞을 것이라고 짐작하지 마십시오.
어느 한 바닥이 무조건 위험하거나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결제 전에 현장을 한 번 보는 일입니다. 값이 싸도 피할 수 없는 위험 구간이 있거나 선수들의 신발과 맞지 않으면, 그 구장에서는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같은 자리를 계속 쓰려면
저희는 월 구장비를 선불로 내지만, 그것이 다음 달 같은 시간을 보장받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정 시간을 쓰는 팀이 있다면 그 근거가 정기 대관 계약인지, 공식 배정인지, 매번 예약에 성공한 것인지를 확인해 보십시오. 셋은 전혀 다릅니다.
관리자와 사이가 좋은 것은 도움이 됩니다. 다만 그것이 예약 권리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결제 기한을 지키고 쓰레기를 치우고 정시에 나가는 것은 이용 제한을 피하는 데 중요하지만, 추첨이나 선착순 결과를 뒤집지는 못합니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이것입니다. 다음 접수일 알림을 두 사람이 따로 확인하고, 결제 증빙과 예약 내역을 보관하고, 다른 시간대와 인근 구장 후보를 미리 적어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승인되지 않은 다음 달 경기를 선수들에게 확정으로 공지하지 마십시오. 구두 약속이 아니라 승인된 예약 내역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예약에 실패한 주에는
대안은 대개 넷입니다. 각각 대가가 다릅니다.
- 상대 팀 구장으로 원정: 새 예약 부담은 없지만 이동 시간이 늘고 상대 쪽 추가 비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 같은 시설의 다른 시간대: 추가 대관료가 들고 출석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사설 구장 견적: 예약 가능 여부와 총액을 동시에 확인해야 합니다
- 쉬거나 소규모 훈련으로 전환: 기존 대관의 환불 여부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원정을 갈 때 저희 홈 경기의 분담금 5만 원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실제 대관료를 공개하고, 양 팀 이용 시간이 같으면 절반씩 부담하는 안부터 이야기합니다. 총 구장비가 12만 원이면 6만 원씩, 20만 원이면 10만 원씩입니다. 상대가 정기권으로 확보한 자리라면 그 회차에 배분할 비용을 미리 합의합니다.
저희는 용병비를 따로 받지 않습니다. 원정 추가 비용을 그날 온 용병에게 갑자기 떠넘기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먼저 공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처음 잡는 팀에게
- 인원과 요일, 이동 범위부터 확인하십시오. 구장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입니다.
- 현장을 보십시오. 면적, 골대, 출입 가능 시각, 바닥 상태는 가서 봐야 압니다.
- 2시간의 시작과 끝이 정확히 언제인지 확인하십시오. 준비와 정리가 그 안입니다.
- 조명·주차·세금을 더한 총액으로 비교하십시오. 시간당 단가만 보면 어긋납니다.
- 취소와 우천 조항을 결제 전에 읽으십시오. 나중에 읽으면 이미 늦습니다.
- 첫 달에는 길게 선결제하지 마십시오. 한 달 돌려 보고 정해도 됩니다.
저희는 빈 2시간을 찾은 덕에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쪽입니다. 다만 운으로 시작하더라도 한 달 뒤에는 실제 출석과 비용을 놓고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등록 40명을 전원 출석으로 계산하고 장기 계약부터 맺으면, 그 차이는 전부 회비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