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차가 큰 팀에서 모두를 뛰게 하는 법
등록 선수가 40명 안팎이 되면 실력 차는 반드시 생깁니다. 축구를 10년 한 선수와 작년에 처음 시작한 선수가 같은 쿼터에 들어갑니다.
우리 팀은 한 사람이 25분짜리 쿼터를 3개씩 뛴다는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실력 차가 크다고 해서 이 원칙을 손대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어디에 세우고 누구와 함께 뛰게 할지를 계속 바꿨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패한 것들을 먼저 적겠습니다.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돌아오는 속도에서 납니다
경기를 보면서 알게 된 것인데, 실력 차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지점은 공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공을 잃은 뒤에 돌아오는 속도와 어디에 서야 하는지 판단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납니다.
특히 3쿼터 시작부터 체력이 떨어지면 같은 측면에서 5분 사이에 세 번 연속으로 뒷공간을 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선수에게 더 뛰라고만 말한 적이 있는데, 아무 효과가 없었습니다. 체력이 바닥난 사람에게 체력을 요구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더 열심히 하라」는 말 대신 그 선수가 움직여야 하는 범위를 줄여 주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주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바꾸는 것입니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무조건 풀백에 두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실력이 부족한 선수를 전부 풀백에 세웠습니다. 수비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대 팀 빠른 윙어와 계속 1대1을 하다가 1쿼터에만 세 번 돌파당한 선수가 나왔습니다. 풀백은 쉬운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한 가지로 묶지 않고 먼저 구분합니다. 발이 느린 선수인지, 공을 받는 것이 어려운 선수인지를 보고 활동 범위가 좁은 측면 역할부터 맡깁니다. 다만 압박을 혼자 풀어야 하는 단독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는 피합니다. 그 자리는 판단이 늦으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집니다(포지션별 부담은 포메이션 글에 더 적었습니다).
쿼터 수는 그대로 두고 함께 뛰는 조합을 바꿉니다
실력 차를 다루는 핵심은 출전량이 아니라 조합이었습니다.
초보 선수 2명을 같은 쪽에 몰아 놓았다가 한 쿼터에 3골을 내준 적이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어디에 서야 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는 초보 선수의 옆이나 뒤에 위치를 알려 줄 수 있는 경험 있는 선수 1명을 붙입니다. 그리고 3쿼터에 체력이 떨어지는 선수까지 같은 조합에 몰지 않습니다.
조합을 짤 때는 실력 순서로 줄을 세우기보다, 서로 보완되는지를 봅니다(내전에서 팀을 나누는 방식은 팀 나누기 글에 적었습니다).
잘하는 선수의 불만은 따로 들어야 합니다
실력 차가 커지면 잘하는 선수 쪽에서 먼저 신호가 옵니다.
A선수가 한 쿼터 안에서 동료의 패스 실수를 네 번 지적하더니, 다음 주에는 따로 뛰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에 5분 정도 따로 이야기했습니다. 누구나 3쿼터를 뛰는 팀이라는 기준을 다시 확인하고, 다음 경기에는 A선수의 부담을 나눌 수 있는 경험 있는 선수를 함께 배치했습니다. 불만을 무시하지도 않았고 기준을 바꾸지도 않았습니다.
말이 나오는 방식도 중요합니다. C선수가 같은 방향으로 패스를 두 번 놓쳤을 때보다, 동료가 세 번째에 모두 들으라는 듯이 비꼰 순간 분위기가 훨씬 나빠졌습니다. 감독이 그 쿼터 휴식 시간에 실수 장면을 한 가지로만 짚고 비난은 멈추게 했습니다. 공을 어디로 줘야 하는지 설명하는 말과 사람을 깎아내리는 말은 분명히 다릅니다.
위축된 선수에게는 적극성이 아니라 역할을 줍니다
첫 터치 실수를 한 뒤에 동료가 소리를 지르자, B선수가 다음 10분 동안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자리에서도 상대 선수 뒤로 숨었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만 말했더니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말 대신 역할을 줬습니다. 가까운 선수에게 짧게 돌려주는 역할을 맡기고, 주변 동료에게는 먼저 부담 없는 패스를 세 번 정도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공을 한 번 만지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스스로 움직입니다.
시간이 걸리는 쪽도 있습니다. 공을 받자마자 빼앗기던 D선수는 8주 뒤에 측면에서 짧은 패스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다른 포지션에 넣었을 때는 늘지 않았고, 같은 측면에서 경험 있는 선수와 6경기 연속으로 뛰면서 공을 받기 전에 안쪽을 확인하는 습관 하나를 반복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지는 경기에서도 약속한 쿼터를 먼저 지킵니다
이 부분에서 한 번 크게 실수했습니다. 1골 뒤진 마지막 쿼터에 실력이 부족한 선수 대신 잘하는 선수를 넣어서, 예정된 3쿼터를 2쿼터로 줄였습니다. 경기는 비겼지만 그 선수가 다음 2주 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는 경기력을 이유로 약속한 출전량을 깎지 않습니다. 필요하면 함께 뛰는 조합을 바꾸지, 쿼터 수를 건드리지는 않습니다. 0대1로 지고 있는 마지막 쿼터에도 예정된 선수를 넣습니다.
선수들에게도 그 이유를 말로 설명합니다. 회비를 내고 일요일 아침에 나온 사람이 승부 때문에 매번 한 쿼터씩 손해를 보면 그 팀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정기 친선경기에서 지키는 것은 승점이 아니라 모두에게 약속한 3쿼터입니다.
정리하면
- 실력 차가 드러나는 지점은 기술이 아니라 공을 잃은 뒤 돌아오는 속도와 위치 판단입니다.
- 체력이 꺾이는 3쿼터 시작에 문제가 몰립니다. 더 뛰라는 주문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 실력이 부족하다고 전부 풀백에 두지 마십시오. 활동 범위가 좁은 측면 역할부터 맡기십시오.
- 초보 선수 2명을 같은 쪽에 몰지 말고, 경험 있는 선수 1명을 옆에 붙이십시오.
- 잘하는 선수의 불만은 따로 5분 들으십시오. 기준은 바꾸지 말고 부담은 나누십시오.
- 위축된 선수에게는 적극성을 요구하지 말고 짧은 패스를 받을 역할을 주십시오.
- 지는 경기에서도 쿼터 수가 아니라 조합을 바꾸십시오.
실력 차는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계속 나오게 만드는 배치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8주 뒤에 달라진 D선수는 그렇게 남은 선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