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축구팀 처음 만들 때, 첫 3개월에 정해야 하는 것

Overall 운영팀

팀을 만들기로 마음먹은 날부터 첫 경기까지는 보통 한두 달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정할 것이 끝없이 많아 보이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초반 3개월을 실제로 버티게 해 준 결정은 몇 개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18명으로 시작했는데 첫 경기에는 12명만 나와 용병 3명을 불렀습니다. 그 숫자 하나가 초반에 정해야 할 것을 거의 다 알려 주었습니다.

명단 18명과 일요일 아침 12명은 다른 숫자입니다

명단에 이름이 적혀 있는 것과 일요일 아침에 실제로 구장에 나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처음에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출석 취소를 언제까지 알려야 하는지 정해 두지 않은 것 이었습니다. 16명이 온다고 해서 상대 팀을 잡았는데 당일에 3명이 빠져 13명이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출석은 경기 이틀 전에 마감하고, 마감 이후의 취소는 투표가 아니라 감독에게 직접 알리도록 정했습니다(그 이야기는 출석 관리 글에 더 적었습니다).

지금은 등록 선수가 40명 안팎이지만, 매주 먼저 세는 숫자는 그 40명이 아닙니다. 최소 14명이 확보되는지를 봅니다. 14명은 25분씩 4쿼터를 치르면서 한 사람이 3쿼터씩 들어갈 수 있는 최소 인원입니다. 이 선이 무너지면 용병을 부릅니다(기준을 인원수가 아니라 쿼터로 잡는 이유는 용병 글에 적었습니다).

어디서 온 선수인지가 남는 비율을 가릅니다

첫 3개월에 들어온 선수를 경로별로 나눠 보면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지인 소개로 온 8명 중 6명은 남았고, 지역 모집 글을 보고 온 7명 중에서는 2명만 남았습니다.

이유는 실력이 아니었습니다. 소개를 받은 선수에게는 경기 시간과 이동 거리를 먼저 설명했는데, 모집 글에서는 실력만 물었습니다. 그렇게 들어온 선수 중에 편도로 한 시간이 걸리는 분들이 있었고, 그분들이 가장 먼저 그만두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7시 경기에 한 시간을 이동해야 한다면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몇 주를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 선수를 받을 때 묻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실력보다 경기 시간과 이동 거리를 먼저 이야기합니다. 그 자리에서 거르는 편이 두 달 뒤에 조용히 사라지는 것보다 낫습니다.

규칙은 3주 만에 접히기도 합니다

초반에 만든 규칙 중에 지금까지 남은 것은 경기 이틀 전 출석 마감과 한 사람이 3쿼터를 뛴다는 원칙 두 가지입니다.

반대로 지각하면 첫 쿼터를 무조건 빼는 규칙은 3주 만에 접었습니다. 14명이 나온 날에 2명이 늦었는데, 그 2명을 첫 쿼터에서 빼자 남은 선수들의 교체 계획까지 전부 꼬였습니다. 규칙 하나 때문에 그날 경기 운영이 통째로 어그러진 것입니다.

규칙을 만들 때는 인원이 빠듯한 날에도 그 규칙이 돌아가는지를 먼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인원이 넉넉한 날을 기준으로 만든 규칙은 정작 필요한 날에 작동하지 않습니다.

회비는 등록 인원이 아니라 납부 인원으로 계산합니다

처음부터 월 2만 원을 걷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등록 선수 18명이 모두 낼 것이라고 계산했다가, 실제 납부는 14명에 그쳐 28만 원만 들어왔고 첫 달에 8만 원이 부족했습니다.

이후에는 예산을 납부 인원으로 짭니다. 명단에 있는 사람 수가 아니라 지난달에 실제로 돈을 낸 사람 수를 기준으로 잡고, 매달 회계를 공개합니다. 지금 월 지출은 44만 원 안팎인데 그중 절반 이상을 구장비가 차지하므로 구장비부터 확보하고 나머지를 배분합니다 (항목별 숫자는 회비 글에 그대로 열어 두었습니다).

첫 경기는 골키퍼와 대관 시간에서 어긋났습니다

모집을 시작하고 5주 뒤에 첫 경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경기 시작 10분 전까지 누가 골키퍼를 볼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25분씩 4쿼터를 치르는 동안 골키퍼를 3번 바꿨고, 그때마다 수비 배치까지 흔들렸습니다. 지금은 출석을 받을 때 참석 여부와 함께 골키퍼가 가능한지를 같이 묻습니다.

대관에서도 한 번 당했습니다. 공공 구장의 빈 시간대를 찾아 2시간을 예약했는데, 그 2시간 안에 입장과 정리 시간까지 들어간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25분 4쿼터만 해도 100분이라 첫날에는 마지막 쿼터를 서둘러 끝내야 했습니다. 그 뒤로는 경기 시간이 아니라 휴식과 퇴장까지 포함해서 대관 시간이 충분한지 확인합니다.

역할을 나누고 유니폼은 뒤로 미룹니다

초기에는 제가 회장으로서 회계와 대관까지 맡고 감독이 경기 운영만 맡았습니다. 그러다 구장비 이체 확인을 한 번 놓친 뒤 총무에게 납부 확인과 영수증 정리를 넘겼습니다. 지금은 감독이 출석과 쿼터 배분을, 총무가 돈과 대관 확인을 맡고, 경기 이틀 전에 서로 확인합니다. 한 사람이 다 쥐고 있으면 그 사람이 바쁜 주에 팀 전체가 멈춥니다.

유니폼은 서두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는 처음에 18벌을 주문했는데 3개월 안에 5명이 빠져 5벌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다시 시작한다면 조끼로 8주 정도 뛰면서 계속 나오는 선수가 누구인지 확인한 뒤에 주문하겠습니다.

정리하면

  • 명단 인원과 실제 출석은 다릅니다. 우리는 18명으로 시작해 첫 경기에 12명이 나왔습니다.
  • 세어야 할 숫자는 등록 인원이 아니라 3쿼터씩 뛸 수 있는 최소 14명입니다.
  • 새 선수에게는 실력보다 경기 시간과 이동 거리를 먼저 설명하십시오. 남는 비율이 달라집니다.
  • 규칙은 인원이 빠듯한 날에도 돌아가는지로 판단하십시오. 지각 규칙은 3주 만에 접었습니다.
  • 회비는 납부 인원으로 계산하고, 지출은 구장비부터 확보하십시오.
  • 첫 경기 전에 골키퍼와 대관 시간에 포함된 입장·정리 시간을 확인하십시오.
  • 역할은 나누고 유니폼은 8주쯤 뒤로 미루십시오. 주문한 18벌 중 5벌이 남았습니다.

첫 3개월에 정해야 하는 것은 멋진 팀 이름이나 유니폼 색이 아닙니다. 인원이 모자란 날에도 돌아가는 최소한의 약속 몇 가지입니다. 그것만 서 있으면 나머지는 뛰면서 고쳐 나갈 수 있습니다.